있잖아,
이번에 내 생에 처음으로 패키지 여행을 가기로 했어,
처음이라고.
패키지여행이란건 말야, 꽤 어렵더라.
자유로 가면 비행기표하고 숙소만 내가 정하면 사실 신경쓸게 별루 없거든.
근데 패키지란건 신경쓸것이 많더라.
내가 원래 생각했던 여행사에서는 상품이 안나오는 바람에 맨붕도 됐다가, 좀 싼곳은 여행일정이 별루고...
어렵더라.
그래도 여행 갈 날을 정해놓고 기다리는건 참 좋아.
남들은 보고 픽! 웃으며 유치하다고 말하는 그런 농담들로
자존심 상하지만 박장대소 하는 그런 농담도 좋고
심장 쫄깃하게 하는 연애 소설도 좋고,
예전에 말이야
음... 이제 세월이 지나니깐 좋았던게 생각나는데
우리 아빠는 나 어렸을 적에
생일 선물이라고 해준 별 필요도 없는것들
그 왜 있잖아
장식품같은거
그런걸 생일선물로 해준 적이 있었어.
나 완전 초등학교 저학년때.
그러니 얼마나 조잡한거 겠냐고.
엄마같으면 대번에 이런걸 어디다가 쓰냐며 뭐라고 했을텐데
아빠는 그냥 좋아하는거 같았어.
아빠가 택시운전을 하셨는데,
그 왜 거울있잖아. 운전석에 있는거
그곳에 걸어놓더라고
아! 그리고 한번은 옷을 생일선물한적이 있는데
그러니깐 엄마한테도 선물한 적이 있었거든
엄마는 맘에 안든다고 바꿔오라 그러는데 아빠는 아무말 없이 잘 입더라.
아~ 아빠는 표현을 별로 안하지만 좋아하는구나
나중에 생각하니깐 그렇더라.
처음엔
내가 요즘 좋아하고 있는게 뭘까 하고 시작했다
생각이 아주 멀리까지 가네.
여행을 가면 좋은건 말이야.
평소에 내가 보지 못하는 건물들
냄새들
소리들
공기들
심지어 길바닥도 좋아.
누가 보면 여행 무지 많이 한 사람인 줄 알겠다.
뭐, 난 그냥 그렇다는 거지.
그래.
그래서.
넌
지금
뭘 좋아하니?